쌍천(雙泉) 이영춘(李永春, 1903 – 1980)

한국 농촌 보건위생의 거목

  이영춘(李永春)은 1903년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이종현의 5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평양고등보통학교 및 동 사범과를 졸업해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1929년에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생리학 조교를 거쳐 황해도 평산에 개원하면서 3년간 가난과 무지 그리고 비위생적인 한국 농촌의 현실을 절감했다. 1933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병리학 강사로 부임했고, 윤일선 교수의 지도로 1935년 교토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영춘은 한국인 지도교수 밑에서 받은 최초의 한국인 의학박사다.(그림 1)

그림1. 이영춘

 1935년 평양고보 은사이자 경성제국대학의 교수 겸 학생과장의 소개로 농촌 보건위생의 뜻을 품고 전북 옥구 구마모도 농장의 자혜진료소장으로 부임해 농장 소속 소작인 2만 명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시작했다.(그림 2) 현지에서 결핵 및 각종 전염병에 대한 예방의학적인 연구사업을 진행했으며,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위생에 관해 교육하는 등 학교보건사업을 벌였다. 1940년에는 일본인 농장 주인을 설득해 초등학교 결식아동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도시락을 주도록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학교급식의 효시다.

그림2, 전라북도 군산시 일제 강점기 이영춘 관련 주택. 별장주택. 시도유형문화재.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영춘가옥(李永春家屋))]

  우리나라 농민들의 보건과 위생을 주제로 학술적인 조사와 연구를 할 꿈을 가지고 있던 이영춘은 농촌위생연구소 및 결핵요양소를 설립할 것을 조건으로 농장에 부임하였기에 재단법인 설립을 제출했으나 조선총독부의 반려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방 이후 1948년 7월 개정에 농촌위생연구소와 개정중앙병원을 설립했다.(그림 3) 농촌의 위생 문제와 농민의 질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조사사업을 담당할 연구부, 진료를 담당할 진료부 등을 갖췄다. 전라북도 군산 인근 지역인 김제와 완주, 익산에의 지역 진료소를 연계한 1차-2차-3차 의료 전달 체계를 구축했고, 학생 진료 및 학교 보건위생 교육 강습에 이르기까지 학교보건에 깊은 관심을 쏟았다.

그림3. 전북 농촌위생연구소 진도파송 무료진료반, 1955년 4월 7일

 1951년 농촌의 부족한 의료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간호사와 조사원, 보건원을 양성할 수 있는 개정고등위생기술원양성소(개정간호학교, 개정간호전문대학의 전신)를 설립했고, 학술지 `농촌위생'을 창간했다.(그림 4) 1954년에는 민간기관 최초로 개정보건소를 설립했으며, 1955년에는 화호여자중학교를 설립했다. 1957년에는 군산 시내에 한옥을 얻어 영유아를 수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심영아원(一心 嬰兒院)을 수립하는 등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했다.

그림 . 개정고등위생기술원양성소 체육대회

  이영춘은 1958년에는 사단법인 대한공중보건협회 이사장, 1960년에는 대한기생충학회 회장, 대한위생동물협회 회장, 1964년에는 대한기생충박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60년대 말부터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한 일본을 눈여겨보던 이영춘은 1973년 개정병원을 중심으로 의료보험을 도입한다. 이는 국내 첫 의료보험인 '옥구청십자의료보험조합'의 시작이다.

  이영춘의 호 ‘쌍천(雙泉)’은 두 개의 우물을 뜻한다. 하나는 영혼을 살리는 우물이고, 또 하나는 육신을 살리는 우물이다. 부지런할뿐더러 집념과 일에 대한 욕심이 대단했던 이영춘은 일평생을 농촌의 보건의료에 노력한 진료 및 예방의학 그리고 사회봉사에 대한 공로로 1963년에 대한민국문화훈장(대통령장), 1970년에 대한적십자사 박애장 금장 등을 받았다. 78세를 일기로 1980년에 작고한 이영춘은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됐다.

[관련 영상]

[JTV] 시대를 앞서갔던 의사, 쌍천 이영춘

https://www.youtube.com/watch?v=SRUUQ20TOw8

[MBC다큐멘터리] 대한민국 최초 양호실과 농민의료보험을 만든 농촌보건의 선구자

https://www.youtube.com/watch?v=MKFlVEyFTnU